사랑합니다. 편안히 잠드소서
사랑합니다. 편안히 잠드소서

1.

어제, 오후 열시.

안 되겠다 싶어 분향소의 관계자한테 그랬다. "누나 그거 줘" 라고. 팔에 상주 표시를 달고,(정확한 명칭을 모르겠다) 두어시간동안 손님을 맞기 시작했다. 근데, 신기한 건, 그동안 잘 나오지 않던 눈물이 흐느낌이 되어 나타나는 거다. 멍한 머리 상태와 다르게.

아, 미치겠다.

인사를 하면서도 흐느낌을 꾹꾹 참았다. 그저 참았다. 아무 생각 없이 참았다. 대한문에서 가투를 하는 안티2MB를 보자마자 이런 개 호로 새끼들이라는 욕을 마구마구 해 대며, 저 놈들은 도데체 생각이라는 것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이 기회를 틈타 모금통 한번 돌리려는 건지 다시 한번 생각을 했다.

2.

한참을 울고 난 뒤 내 말은 단 한마디였다. "두고보자"

나는, 지난 노무현 정권동안 열린우리당 광명 갑 지역의 기간당원도 했고, 청년위원장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정치라는 것에 대해 "냉소적" 이었다. 대한민국의 정치는 썩었고, 비참했으며, 사꾸라들이 하는 '짓'이었다. 민주당의 깽판을 몸소 보면서, 민주당의 후진적 정치 모습을 '몸소' 볼 수밖에 없는 출입자로서(나는 민주당과도 관련이 있었다. 일적으로) 이 나라의 정치 모습이 워낙 썩었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노무현 대통령이 얼마나 잘 할지 두고 보고 있었던게 솔직한 생각이었다. 그랬다. 나는, 친노였으나 친노가 아니었고, 늘 뒤로 한발 물러선 사람이었다. 그것이 내가 이 나라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당원을 모집하지도 않았고, 세력을 만드려 하지도 않았다. 내 입에 풀칠 한번 더 하는게 기여라고 생각한 사람이었다.

그래도, 노무현 대통령 퇴임 후엔, 나는 아무 일도 안 하기를 '생각했던' 사람이었다. 그냥 대충, 내 입에 풀칠하고, 언젠간 이 나라를 버리리라. 멋지게, 이 나라를 버리리라. 이 시대가 이렇게 노무현을 버려둘 수 있는지 참 어이없는 나라의 어이없는 국민이라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그건 어제도 마찬가지였다. 세상에, 그 상중에, 그 황망한 와중에 가투를 벌이고 싶더냐. 너희들이 생각이 있는 놈들이었느냐. 대체, 너희들의 생각은 대체 뭐였나. 꼴난 그 인원으로 가투를 벌이면 뭘 어떻게 하자는 거였냐. 너희는 한번 튀어보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더냐. 그 아픈 가슴들 어루만지느라 울고 불고 하는 그 앞에서 그 생각밖에 안 들더냐.

3.

아, 다음 선거땐 두고 보자. 이 나라 혁명을 할 만한 제대로 된 놈들은 하나도 안 보이고, 이젠 나라도 뛰어들어주마. 그렇다고 내가 출마라도 한다는 소리 아니다. 나 깜 안된다는 거 여실히 알고 있다. 그래도, 더 이상은 못 보겠다. 시간이고 돈이고 뭐고 다 감수하고 일단 니들은 박멸시키고 보자. 이건 아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다. 이건 이 사회에 대한 무책임이다. 그 치열하게 아픈 날 책임도 모르고 지들 튀어보려는 세력이나 니들이 욕하는 놈들이나 똑같은 놈 아니겠느냐.

이 사회에 대한 책임, 더이상 회피 안 하마. 이 사회가 가진 모순이고 뭐고, 너무 슬프면 슬픈대로 살아있어야 한다면, 살아야만 한다면, 그게 남은 사람들의 의무 아닌가 싶다. 그래, 거기부터다. 거기까지가 아닌 거기 부터다. 이명박 정부, 뭔가 잘못 건드렸다. 다 했다고 한발짝 뒤로 뺀 놈을 앞으로 밀어낸 너희들은, 정말 그 댓가를 톡톡히 받게 될 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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