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만의 시대에 야만적으로 살면 안 되는 이유라도 있는가?
Social Planner :
2009/05/22 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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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민혁님이 이명박과 죽창, 그리고 야만과 독재의 시대 라는 글을 쓰면서 나같은 아해들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맞는 말이다. 독재는 어렴풋한 이미지로 받아들여 지는 것이, 현재의 아해들(나를 포함한)의 인식이다. 심플하게 인정한다.
나는 이 부분에 있어서 인정하고 들어가는 이유가 딱 하나다. 시대가 그래서다. 제 2 독재 시절을 사는 한 청춘으로서 이 부분 인정하고 들어가지 않으면 토론 안 된다. 그래서 인정하는 거고, 각설하자면, 뭐 눈깔 찌르겠다고 들어가는 짓이 인정되어야 하는 건 아니란다. 것도 인정한다.
그런데, 아쉽다. 뭔가 아쉽다. 기본적으로 인정하고 들어가야 하는 것들의 문제다. 자 들어가자면 이런거다. 최소한, "그 상황의 설명" 적 문제다. 과연 눈깔 후벼판(하민혁님의 표현에 따르면) 이 상황이 왜 만들어졌는지, 그 문제다.
집회 시위, 구호 외치면 바로 잡아가는 시대다. 가두 나가려면 바로 막아서는 시대다. 이게 독재가 아니면 뭔가. 뭐? 시민들의 불편? 웃기는 소리다. 정권이 불편하겠지.
죽창을 환영한다
눈을 찌르건 뭐건, 기본적으로 대치하고 있으면 '적'이다. 그게 명제다. 알파이며 오메가이자, 예수의 성서다. 인간 사는 거, 거기서 안 벗어난다. 아니, 못 벗어난다. 일단 대치하고 있으면 협상 타결 전까진 무조건 적이라는 소리다. 이분법적이라 해도 할 말 없다.
아니, 내가 말하는게 잘못된 룰이라고? 룰은 이미 이명박이 "깨 버린" 거다. 내 출발점은 거기다. 최소한 국민을 패는 국가는 존재의 값어치가 없는 거다. 그것이 뭐 잘난 국가 위신을 지키고, 뭐 어디 국가의 질서를 확약한다는 헛소리에는 더더욱 값어치가 없는 것이다. 내 관점은 이거다.
그러니까 내 관점을 다시 한번 심플하게 정리하자면 "국가의 공권력이 어설프게 노동자 노는데 끼지 말고, 그냥 하던 일이나 충실히 해라" 라는 거다. 나는 노동자가 뭘 어쩌구 저쩌구 한다는 데는 솔직히 기대는 하지만, 참여하지 않는다. 음. 이게 좀 복잡한 이야기다. 사실, "그렇게 하는 놈들도 병신이지만, 너희들도 병신이야" 라는 소리와 그닥 틀릴 소리는 없는데, 이게 양비론이다. 세상이 하수선할 때는 이런 양비론을 펴는 놈이 제일 많이 욕을 먹는다.
그 관점에서 죽창을 보자. 과연 이명박의 인식 틀로 인해서 죽창이란 소리가 나왔는가?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렸다. 죽창은, "의도적으로 민주노총에서 흘린 하나의 아이콘"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왜? 그렇지 않으면 말이 안 되므로.
만약 민노총에서 그럴 생각이 없었다면 죽창일 필요 없다. 걔들 늘 들고 다니는 나무막대기들 수십개다. 왜 죽창(혹은 죽봉)인가. 간단하다. 대나무는 지금까지 민중이 봉기할 때 가장 많이 쓰는 거다. 한마디로 폼 좀 잡고 싶다는 거다. 딱 거기까지다.
그 폼을 잡는데에 있어, 잡으려는 그 시도를 난 환영한다.
이명박의 틀 만만치 않게 견고한 민주노총의 틀
저번 글부터 했던 진짜 말을 지금부터 하게 생겼는데, 나는 민노총이 뭐 절대 선이라거나 이따위 말을 뱉어내는 놈들을 보면 그 주둥이를 씹어먹고 싶은게 사실이다. 뭘 했는데? 이런 이미지 메이킹 한거 말고 뭐 있나? 그 틀 내에서 보자면 민노총도 욕 먹어 싸다. 단, 여기엔 조건이 있다. 앞에서 말했듯, 니가 할 수 있으면. 이라는 전제.
뭐 5공이여 다시한번이라는 노래를 부른다고 하민혁님이 평가하셨는데, 일견 동의한다. 다만. 나는, 그들이 그러는게 뭐 문제냐는 거다. 가오 한번 잡겠다는데. 가오 한번 잡아서 자신들 먹고 살길 마련하겠다는데. 거기까진데 뭐가 문젠가. 그 틀 자체가 그렇게 생겨먹은 틀인데.
나는 다만, 그 논리의 오류 자체를 지금은 덮어 보자는 거다. 내가 뭐 잘났다고 걔들한테 이래라 저래라 하겠는가. 다만, 진보진영이 알아서 정신줄 챙기게끔 시간 줘 보고. 아님 말고의 분위기인거다. 지금부터 진짜 해야 할 일은 그것이 아니기 때문에. 언제까지 진도 못 나가고 데모 하나만 보고 살 껀가.
질문 - 야만의 시대에 야만적으로 살면 안 되는가?
사실 말이지. 대한민국에서 시위 아무리 터진다 해도 나갈놈 몇 안 된다. 교정해줄 필요도 없이 세상은 흘러가게 되어 있다. 사실 교정할 방법도 없다. 교정할 방법이 있다면 선거뿐이다. 한나라당이 개참패를 당하고, 몰살을 당해도 지 잘났다고 더 발악할 이명박이다. 여태 이걸 모르겠는가. 눈깔 찌르겠다고 덤벼들 일이 아니고, 그거 덮어 줄 일이 아니라고 말하기 전에. 최소한 그들의 처지를 이해해주면 어디 덧나는가. 야만의 시대에 야만으로 대응하는게 뭐 어때서. 대한민국이 뭐 언제부터 교양있는 교양인들의 시대였나. 야만의 시대에 야만적으로 좀 살면 안 되는가? 계급장 띄고 붙지도 못하는 이 현실에 까짓 야만 한 번 한다고 세상이 뒤바뀌는가?
PS) 안다. 억지인거. 근데. 이 말은 꼭 묻고 싶었다. 야만의 시대에 야만적으로 살면 안 되는지. 억지쓰는 글 보시느라 다들 눈 수고하셨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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