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Social Planner :
2009/05/21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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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난 글에 '이명박 정부, 블로그에 독재정부라 씹어달라 광고하는 사연'이라는 포스팅을 올리고 난 뒤에 몇개의 블로그 글들을 봤다. 리플도 재미있게 읽었다. 그중 백미는 "이명박, 진짜 죽창 드는 거 보고싶으세요?" 라는 글에 sunlight 님이 다신 (앞뒤 다 빼고) "운동이 이념의 탈을 쓰고 싶어서" 라고 한 글과 그 아래의 "뭐 대중심리 때문에" 라는 글을 보고 솔직히 좀 불편해졌는데, 이 글에선 그 말을 좀 해 봐야 겠다.
2.
솔직히 나는, 오히려 민주노총이 죽창을 든 건 정말 "환영"하고 싶은 입장이다. 이러쿵 저러쿵 할 것 없이, 민주노총의 죽창이야 말로 이 시대를 '한방에' 대변해주는 사건이기 때문이다. 뭐, 쇠파이프네 뭐네 시위의 도구가 많다 해도, 예전부터 반란의 도구는 '죽창' 이었다. 대나무 끝을 잘라 만드는 죽창. 칼의 경우는 비싸서인지, 아니면 구하기 어려워서인지, 기록에 나오지도 않았고. 말의 경우에도 몇필을 구했네 라는 게 사서에 기록될 정도니 대부분의 도구는 '죽창'이 맞는 것 같다.
사실은 또 말이 새려고 하는데, 난 이 민주노총의 이번 '사건'을 이렇게 평가한다. 민주노총이 더럽게 정신 못 차리는 가운데에서도, 관심 한번 끌여보려고 제대로 벌인 사건. 원래 사건은 사건대로 평가해주는 것이 맞다. 운동의 이념화가 이러쿵 저러쿵 하건, 뭐가 어찌 됐건, 전체적 사건과 부분적 사건은 이렇게 나눠주는 것이 맞다고도 생각이 들고.
3.
이명박은 똑똑한 것이 맞다. 아무리 생각해도 똑똑한 것이 맞은 게, 이미 그 반대쪽에 서 있는 세력의 규합이 안 이루어지는 틈을 타, 하나하나 정리해가고 있지 않는가. 그것이 궁극적 정리가 아니라서 문제가 있는 것이지. 정리가 되어 가고 있는 것은 맞다. 모 단체들에 대한 수사. 민주노총에 대한 집회 전면 불허, 도심 집회의 전면 불허. 이런 강수를 두었음에도, 그 반대쪽 세력들에게선 아무것도 대안이 나오고 있지 않다. 그들은 그들 울타리 내에서 놀고 있을 뿐이다. 신나게.
솔직히 말해서 헌법이 어쩌구 저쩌구 하고, 뭐가 어쩌구 저쩌구 해도, 집회 나올 놈들은 나오고 안 나올 놈들 안 나온다. 지난 5.31 현장과, 그 이후 현장에 있었던 나로서는 이거 뼈져리게 느끼는 대목중에 하나다. 말만 디립다 많은 세력, 이명박에겐 그렇게 평가될 뿐이다. 그렇지 않으면 이명박이 노무현의 '말 많았던 이유'를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바보는 아니기 때문에.
누군가는 이런 이야기를 하면, "그것은 임계점의 문제다"라고 하겠지만, 임계점? 그 속도가 점점 올라가면 자기도 모르게 죽는 건, 자연 현상의 이치다. 모든 동물은(인간도 동물이다) 환경이 변화하면 그 환경에 적응하고 산다. 1961, 박정희의 쿠데타 이후 결국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온 이유는 또 한번 갑자기 변화한 '헌법'이라는 마지막 임계점을 '급격히' 넘어버렸기 때문이지, 다른 이유가 아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좀 냉철하게 볼 필요가 있다.
4.
내가 제일 기가 차는 건, 사실 이런거다. 어떤 사람들이 '말'을 많이 한다. 그들의 '말'로 인해서 사람들은 용기를 얻는다고 혼자 '자위'하며 사는거다. 뭐, 준비가 안 됐네 어쨌네, 뭐가 어쩌구 저쩌구. 나는 그 '꼬라지'를 보면서 느낀다. 음, 그럼 당신이 서 있는 위치는?
당신은 대체 어느 곳에 서 있는가. 지금 현재 서 있는 위치와, 당신의 말과, 당신의 행동을 일치시키고 있는가? 민주노총 이념화? 그건 이미 호랑이 담배먹던 시절에 됐다. 그들은 그거 아니면 자기들 먹고 사는거 못 한다. 민주당 삽질? 이미 이전부터 하고 있던 거다. 이거, 문제 맞다. 그래. 그럼 당신들은 지금 어디서 뭘 하고 있는가? 당신이 그 대안이 되어 볼 생각은 전혀 없는가? 당신은 무엇으로 이 사회를 살고 있는지에 대한 고찰은 해 본 적 있는가?
왜, 이런 이야기들은 전혀 안 나오는가. 난 그게 궁금하다. 무언가를 바꾸려면 세력이 필요하고 blablabla스러운 이야기는 엄청스레 나오면서도, 궁극적으로 그것이 찻잔 속 태풍으로 결국 안착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그런 방관자들과 구경꾼이라는 것은 왜 아무도 지적하지 않는가. 그 부분만큼은 반성하고 넘어가야 하지 않나?
5.
밝혀두자면 나는 민주노총 빠돌이는 아니다. 난 민주노총에 대해서 이를 가는 사람이다. 그들이 이념화고 나발이고 삽질이고 다 때려치고, 지들 일조차 제대로 해결 못하는 인간들이란 거에 대해서 이를 바락바락 가는 사람이다. 세력이 필요하고 뭐가 필요하고, 이 사회를 바꿔야 하고 하기 전에, 지들 한것도 없으면서 시민들 이용해먹으려 하는 그 얄팍함에 이를 박박 가는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건 아니다. 당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전혀 생각하지 않은 채, 그저 무엇인가를 누군가가 해 주기만을 기다리는 이 자세는 무언가 좀 앞뒤가 바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이렇게 이렇게 변화할 것 같다. 지금 문제는 이거다. 라고 말하기 전에 현장으로 뛰어가길 원하는 내가 이상한 것인가?
나? 작년에 무지하게 싸웠다. 울며 불며 싸웠다. (자랑이 아니라, 나 역시도 그 공간에서 그 부분을 뼈져리게 느끼고 뛰쳐 나온 사람이다. 뭐.. 이건 변명이라고 해도 좋다) 그래도 안 되어서 뛰쳐 나왔다. 그런 당신들은 지금 어느 위치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6.
이건 이 RSS를 이용하시는 분들께 드리는 말씀인데, 이 블로그를 태초에 만들고 몇가지 실험과 함께 RSS 구독자 수를 늘릴만한 글을 계속해서 써 대는 이유가 있다.(터지면 좀 클꺼다) 싸움은 이렇게 전략과 전술을 짜셔 하는거다. 아무데서나 "그들은 이미 그렇게 됐으니 그냥 그쯤에서 무시. 끝" 이라고 할게 아니라. 최소한 그렇게 말한 당신은 뛰어 들어가 그 부조화와 싸워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대체, 당신이 그렇게 말한다 해서 당신의 원대로 변할 것은 또 무엇이란 말인가?
말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말 하고, 그 순간으로 뛰어들라는 소리다. 최소한, 그렇게 말하는 자들의 참여로 인해서 세상은 변화하는 것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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